귀에서 진물이 나오고 가려울 때

귀에서 노란 진물이 날 때

귀가 간지럽고 따끔따끔 아플 때 조치해야 하는 방법에 대한 글입니다. 우선, 저 역시 똑같은 증상을 겪었습니다. 저는 어느날부터 오른쪽 귀가 간지럽고 따끔거리고 아팠고, 동시에 투명한 진물 또는 노랗고 끈적끈적한 진물이 흘러나오는 경험을 지금까지 해왔고 아직 현재진행형입니다.

 

귀는 인체에게 있어 매우 소중한 기관이다.

귀가 간지러울때 면봉은 절대 사용하지 말 것

면봉을 사용하면 안되는이유는, 면봉의 둥그런 솜면적이 귀의 끈적끈적한 이물질을 바깥으로 빼내기는 커녕, 오히려 반대로 고막쪽으로 밀고 들어가 고막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경우 귀가 너무 간지럽고 자다가도 깰 만큼 성가셨기 때문에, 만만한 면봉을 집어들고 열심히 귓속을 후볐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 잠시 좀 시원하고 낫는가 싶은 기분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 때 뿐이었습니다. 이내 또 귓속이 간지러워왔고, 시간이 지날수록 고막이 따끔따끔하면서 아파오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부터 귓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딱, 딱' 하는 소리와 함께 귓속과 뇌쪽으로의 전기가 흐르는 듯한 통증이 뇌리를 타고 흘렀습니다. 온 몸이 따끔따끔 아프며, 정말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만들더군요. 서둘러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그곳에서 카메라로 들여다 본 저의 귓속 상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이 병의 질환은 '귓속 무좀' 이라고도 불리는 '외이도 진균증' 이다.

저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라는 기분이었죠. 이비인후과에서는 너무 자주 긁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우선 위 사진을 보시면 보이듯이, 왼쪽귀는 깨끗하지만 오른쪽 귀는 비정상적으로 까맣고, 하얗고, 노란 곰팡이들이 보이시죠? 저게 전부 면봉으로 귀를 후비면서 곰팡이들을 귀 안쪽으로 밀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저는 후벼서 빼낸다는 느낌으로 후빈거지만, 결과는 달랐던 것이죠.)

 

다행히도, 고막에 큰 이상은 없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고막이 약간 부풀어올랐다고 합니다. 이걸 더 놔두면 고막이 상하거나 균에 감염되어 수술까지 진행할 수 있다고도 하는군요. 일단 응급조치로 귓속의 곰팡이와 이물질들을 전부 흡입기로 빼내고, 그 안에 연고같은걸 작은 면봉같은 것에 묻혀서 제 귀에 발라주시더군요. 그 이후 장소를 옮겨 헤어드라이기같이 생긴 귀 전용 히터를 귀에 갖다대고 5분내지 앉아있었고, 치료가 끝났습니다. 그 이후 치료비를 지불하고, 먹는 약과 귀에 떨어뜨리는 약을 구입할 수 있는 진단서를 받아 약국에서 구입 후, 집에 돌아왔습니다.

 

귀에서 딱지가 생기며, 간지러워 긁으면 피가 났다. 귀 밖은 건조하면서도, 귓구멍은 습한 진물이 나는 기이한 현상.

그 이후로도 먹는 약과 귀에 넣는 약, 귀에 바르는 연고 등을 진단받아 구입해 사용하면서 좀 나아진다 싶었지만 또 재발하게 되더군요. 위 사진은 제 귀를 직접 촬영한 것입니다. 같은 이비인후과를 서너번 다녀도 증상이 전혀 호전되지 않자, 서울에 있는 이비인후과도 가보고, 제가 사는 지방의 시내에 있는 좀 큰 사설병원의 이비인후과에도 방문을 해보았지만, 의사선생님들이 하는 말은 전부 같았습니다. "환자님, 긁지 마세요. 안긁으면 해결됩니다~ 왜 그걸 못참으세요~" 라고 말씀하시는 의사선생님들의 말을 저는 지금도 잘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외이도 진균증은 안긁고 싶다고 참을 수 있는 질병이 아닙니다. 가렵다는 건 진물이 난다는 것이고, 이건 즉각적으로 밖으로 빼내주어야 하는 질병인데, 이걸 그냥 놔둔다니요? 외이도 진균증의 원인이 진물이 습한 환경을 만들어서 곰팡이가 생기는 질병인데, 이 진물을 놔둔다는건 오히려 귓속을 간지럽게 만들고 고막을 다치게 하는 방법이 아닌가 하고 되묻고 싶습니다.

 

귓속은 건조해야하고, 청결해야 한다. 예민한 기관이기 때문이다.

왜냐면, 외이도 진균증은 말 그대로 '미치도록 간지러워서' 잠자다가 자신도 모르게 후비면서 깨니까요. 무의식중에 후비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걸 의지만으로 통제하라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이비인후과 의사선생님 본인들도 이 병에 걸린다면, 자다가 본인들도 모르게 귓속을 후빈다는 걸 저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집에서도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처방안을 알려주셨다면 더 의사선생님들을 신뢰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났던 이비인후과 의사분들은 모두, 귀가 간지러울때 집에서 간단하게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을 아무도 말씀해주시지 않았으니까요.

 

귀에서 진물이 난다는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가 이 질병에 걸렸을 당시 인터넷검색을 해봐도 귀에서 노란 진물이 난다는 정보글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질문글을 올리시는 분들이 없더군요. 그런데 최근에 다시 검색을 해보니 정보가 어느정도 나오는데, 사실 이비인후과 환자 절반이 바로 이 '외이도 진균증' 때문일 정도로 굉장히 흔한 질병이라고 합니다. 

 

가정용 귀이개. 왼쪽은 일본산, 오른쪽은 중국산. 마트나 다이소에서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

귀에서 진물이 날 때 조치법

제가 선택한 방법은 바로 '귀이개' 입니다. 어릴 적 어머니께서 귀를 파주시던 그 흔하디 흔한 귀이개입니다. 재질이 스테인리스이든, 나무이든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사용 후 뜨거운 물이나 비눗물로 소독을 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재질로 된 것이 좋겠습니다. 왼쪽 귀이개와 오른쪽 귀이개의 성향은 조금 다릅니다. 먼저, 귓속에서 진물이 느껴질 때는 오른쪽 귀이개로 살살 파내줍니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이물질을 꺼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귓속에 곰팡이를 유발하는 이런 이물질을 귀이개로 간단히 빼낼 수 있다.

노란 진물입니다. 저의 경우 한 4~5년전 무더운 여름에 수영을 하다가 오른쪽 귀에 강한 물줄기 같은 것을 맞고 난 이후로 오른쪽귀에서 계속 이런 진물이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터넷을 더 찾아보니, 오히려 항생제를 섭취하게 되면 외이도 진균증에 되려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항생제가 몸에 해로운 이유는, 진균과 싸우는 이로운 세균을 다 죽이기 때문이라고 하며, 항생제는 세균에만 효과가 있을 뿐, 진균을 퇴치하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가만보면 이비인후과와 약국에서 처방해준 약 중에는 먹는 약도 있었거든요? 그 중에서 항생제가 있다면 도리어 증상을 호전시키는게 아니라 악화시켰던 거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옛부터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병원과 약국에서 주는 약은 조금만 먹고 좀 몸이 나아지면 다 먹지 말고 버려라' 라는 말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 말이 조금은 이해가 가더군요. 반면, 갑상선 항진증처럼 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재발하는 증상들은 제외입니다. 이런 질병은 꾸준히 먹어야 되더라고요. 

 

저는 정말 암흑같이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병원이랑 집이랑 거리도 먼데, 단지 귓속의 진물과 이물질을 빼내기 위해서 그 먼 거리를 왕복해야만 하는 것이 정말 한탄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귀이개를 사용하여 진물과 이물질을 빼내면서부터는 이비인후과에 방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위 사진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일본산 귀이개는 왼쪽 귀이개보다 긁는 면적이 넓죠. 마치 면봉과도 같이 둥글에 생겼습니다. 저 귀이개는, 왼쪽 귀이개로 먼저 진물을 청소하고 난 뒤, 어느정도 말라서 빼내야 되는 귓밥을 청소할 때 슬슬 긁어주면 귀지를 효율적으로 청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귀이개는 (반드시 필요한) 보조도구이므로, 참을 수 있다면 귓속을 안건드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집에서 간지러운 귓속(고막)을 치료하려면

시중에 식음할 수 있는 식초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로 사과농장이나 감농장같은 발효식초를 판매하는 농장이 그것입니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양조식초는 인위적으로 발효를 빠르게 한 것으로 영양가가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양조식초를 무좀이 걸린 발에 담그고 있어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해보질 않았지만 확실히 양조식초라면 물에 희석하지 않고 발을 담궈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그러나, 귓속이라면 좀 더 안전한 발효식초를 사용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만일 없다면 양조식초에 물을 살짝 희석해서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귓속에 넣는 식초는 공장에서 빠르게 만들어진 양조식초보다는, 농장에서 정상적으로 발효되어 만들어진 발효식초를 사용하자.

귓속에 있는 고막은 무척 예민한 기관이므로, 양조식초보다는 시중에서 곡물 또는 과일을 발효시킨 '발효식초'로 귓속을 청소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방법은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상에서 이비인후과에서는 절대 안알려주는 방법이라고도 전해지며, 흔히 이비인후과에서 받게 되는 점이액을 한두방울 귓속에 넣고 5분간 넣었다 빼내듯이, 마찬가지로 감식초나 사과식초 원액을 숟가락으로 아주 조금 떠서 귓구멍에 한 두방울에서 세방울 정도 넣어주고 5분~10분정도 담갔다가 빼내주면 귀에서 곰팡이가 사라지는 경험을 저는 실제로 해봤고 오늘도 하고 있습니다. 하루 두세번정도 해야 효과가 있으며, 식초로 인해 증상이 완화되어 요즘 저는 어쩌다 하루에 한번만 하고 있는데, 역시 진물이 재발하고 있습니다. 

 

이 식초요법 역시 한 번에 낫는 방법이 아니며, 만성 중이염처럼 굉장히 많은 시간과 정성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혼자 수저로 떠서 귓속에 넣기는 쉽지 않으므로, 점이액 병 또는 점안액 병을 씻어서 식초를 넣어 자신이 혼자 귓속에 집어넣거나, 또는 고양이를 키워보신 분이라면 고양이 젖병에 식초를 넣었다가 귓속에 떨어뜨려도 좋습니다. 그게 아니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들에게 귀에 넣어달라고 부탁해서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밥수저 또는 티스푼으로 식초를 떠서 귓속에 넣어달라고 부탁하시기 바랍니다. 단, 냉장고에 넣어놓은 너무 차가운 식초는 상온에서 미지근해질 때까지 놔두었다가 사용하세요.  

 

 

귀이개를 사용할 시 주의할 점

귀이개는 스테인리스로 이루어져 있어 무척 단단합니다. 그러므로 귓속에 너무 깊이 넣으면 고막에 닿게 되고, 그 때 깜짝 하고 몸이 놀라게 됩니다. 통증도 있으며, 잘못하면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니, 귓속을 귀이개로 후빌때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물과 곰팡이만 걷어낸다는 느낌으로 살살 귓속을 탐색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더 이상 이비인후과에 가서 항상 같은 진료, 부담스러운 비용을 내는 일은 없어질 것입니다.(비용은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덕에 저렴하지만, 이것이 지속되면 이 또한 부담되는 가격임은 사실이니까요.)

 

외이도 진균증은 이어폰, 헤드셋을 자주 껴도 발생할 수 있다고 하며, 여름철 피서를 간 계곡물에서 균에 감염되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또한, 면역력이 약하면 발생하는 질환이기도 하므로, 항상 낮에 활동하고 밤에는 일찍 잠드는 생활을 하셔야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면봉을 사용하지 마시고 귀이개로 진물과 분비물을 빼내면서 천연발효식초로 귓속을 담갔다 빼시면서 관리해보시기 바랍니다. 시중의 감 발효식초는 상당히 저렴하니까요. 이상으로 제 경험에 비추어 귀가 간지럽고 진물이 날 때의 대처방법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 내용추가

천연식초 사용 이후에도 귀의 통증이 심해져서 안가봤던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니, 고막주변에 곰팡이들이 또 다시 번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결론은 물에 희석한 식초와 귀이개의 활약만으로는 외이도균증을 100% 완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성실하고 친절하게 상담해주는 이비인후과에 최소 3~4회는 방문하시어 주기적인 치료를 받으시고, 완치 후에도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이비인후과에 방문하시어 정기검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단, 그럼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의사실력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최소 대여섯곳 이상의 이비인후과를 다녀보시고, 그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의사선생님을 찾으시길 바랍니다.